ARTIST
나수민
Na Su Min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새싹이 돋아나 만물이 푸른 봄철, 그것은 청춘(靑春)이다."
작가노트
1. 청년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 시대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청춘은 핑크빛이라 들어왔다. 
말로만 듣던 그 핑크빛 청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담았다.

2. 개인전1회는 최저임금 이슈와 청년노동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회 전시에서는 일상의 모습을 다루었다. 
일상이지만 사회와의 소통을 거절하고 고독을 선택한 청년들의 일상이다. 
사회적인 메시지에 치중하여 화면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구성하던 지난 작업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보다 더 소탈하고 회화적으로 이미지를 풀어내려 하였다. 

3. 누워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자화상 <젊음>은 현 시대의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많은 감정들 중에 유독 공허함과 상실감, 소통의 부재, 외로움과 단절을 표현한 그림들이 많다. 
값진 청춘을 낭비하고 무의미한 시간으로 때우는 모습들, 소외감과 자포자기의 일상들을 통해 현 시대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도록 하였다. 
<기다리고 있어>는 텅 빈 농구장 풍경을 7점으로 묘사한 연작이다. 
추상적인 시간의 흐름만을 나타내기 위해 조금의 변화만 주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텅 비어버린 농구장 풍경은 그만큼 삶의 여유를 잃고 바쁜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 
청춘을 잊어버린 청년들을 비유한다. 농구장은 그저 기다릴 뿐이다.

4. 바쁘게 살아가는 청춘이 있는 반면에 사회와의 소통을 거절하고 소외를 선택한 청년들의 모습도 담았다. 
자조적이고 희망이 없는 청년들이 홀로 생각에 잠겨 있다.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제스처의 청년, 아직 사회로 나서는 것이 두려워 망설이는 청년, 
멍한 눈빛으로 누워서 핸드폰만 바라보는 초상화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들-찌질한 나의 모습은 여러 청년들의 공감과 위로를 자아낼 것이다. 
스스로 히키코모리가 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슬픈 청춘을 담담하게 담아내도록 하였다. . 
번아웃이 와버린 청년,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청년 등 모든 청년들의 모습을 핑크빛으로 담아내었다. 

5. 무지개의 끝에는 희망이 있다고 한다. 
무지개가 떨어지는 이 전시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다. 
게으른 청년, 무기력한 청년, 외로운 청년 등등 다양한 현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이곳이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핑크빛으로 보이는 우리의 청춘은 어떠한지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을 아울러 세대간의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새싹이 돋아나 만물이 푸른 봄철, 그것은 청춘(靑春)이다. 
보통 청춘으로 일컬어지는 시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밝게 빛나는 눈부신 순간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렇지만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언급되는 2019년의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청춘’이란 과연 밝은 푸른 빛을 띤 희망의 단어일까. 
작가 나수민은 그의 앞에 놓인 청춘의 길이 갖는 의미를 동시대 청년들의 일상을 통해 포착한다. 
나수민의 작업에 등장하는 청춘의 자화상은 묘한 슬픔의 감정을 자아낸다. 
그들은 침대가 아닌 소파에 누워 쪽잠을 자거나, 도무지 일어날 생각 없이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며 의미 없는 시간을 흘려 보내거나, 
혹은 나무들이 즐비한 숲 속에 마치 못이 박힌 것마냥 움직임 없이 우뚝 서 있을 뿐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일반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명랑하고 활기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목구비조차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는 이들에게서 읽히는 것은 오히려 무기력, 외로움, 우울과 같은 서글픈 정서에 가깝다. 
화면을 가득 채운 쓸쓸함은 나수민이 식물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곡히 숲을 이룬 나무들은 새싹이 돋아나는 봄의 나무도,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여름의 나무도, 
울긋불긋 색을 입어 화려한 가을의 나무도 아닌, 이파리가 모두 떨어져버린 외로운 겨울 나무의 전형을 보여준다. 
민들레마저도 노란색 꽃을 피우거나 흰 깃털 씨앗을 한가득 품고 있지 않고, 그 모든 것을 떠나 보내 비어 있는 줄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결국 희망일 것이다. 
마치 자포자기한 것처럼 보였던 청년들이 소파에서 힘겹게 일어나 바라보고 있는 장소는 바로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이다. 
그들이 시선을 던진 무지개의 끝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유럽의 많은 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무지개가 끝나는 곳에 귀한 보물이 묻혀 있을까. 
창세기에 따르면, 무지개는 노아의 방주 이후 다시는 홍수로써 인간 세상을 벌하지 않겠다는 언약의 징표이다. 
앞으로 너희들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약속,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 
무지개는 온화하고 맑은 날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대지를 집어삼킬 듯 세차게 내린 소나기가 그친 후에야 물방울에 반사된 그 영롱한 태양광선을 마주할 수 있다. 
힘겨운 청춘들이 살아낸 오늘은 어쩌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소나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온 몸이 흠뻑 젖어버린 하루일 지도 모른다. 
지만 작가는 그렇게도 힘들었던 오늘의 끝에, 무지개가 있다고 말한다. 
작가가 선택한 또 다른 식물이 도상학적으로 ‘생명의 나무’이자 ‘번영의 알레고리’를 의미하는 떡갈나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힘없이 누워 있던 청춘들은 반드시 일어설 것이고, 일어선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여전히 쏟아져 내리는 폭우가 아닌 마치 그들처럼 밝게 빛나는 무지개라는 사실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청년 작가 나수민의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력
2017 중앙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부 서양화전공 학사 졸업, 서울, 한국

개인전

2019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 숲속갤러리, 청주, 한국
2017 <사각지대>, 대안공간무국적, 서울, 한국
       
단체전

2020 <우울한가요?>, 서울대미술관, 서울, 한국
2020 <비스듬한 경계>, 쉐마미술관, 청주, 한국
2019 <오늘여기우리>, 숲속갤러리, 청주, 한국
2019 <네 개의 방>, 그어떤갤러리, 청주, 한국
2019 <The New Faces 2019>, 옆집갤러리, 서울, 한국
2017 <용의 비늘>,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한국
2017 <반숙>, 301갤러리, 서울, 한국
2017 <350개의 바람>, 서라벌갤러리, 안성, 한국
2017 <띠띠띠띠>, 서라벌갤러리, 안성, 한국

수상

2016 제 23회 한국미술국제공모대전 명예대회장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