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길 위에서
<길 위에서 on the road>시리즈는 삶의 경험을 통한 사고, 감정, 기억, 욕구 등의 감각들을 단편화된 이미지로 나타낸
내적 표현이며 나아가 실질적 행위로 이어지는 삶의 과정에 대한 순간의 기록들이다.
나는 내밀하고 이면적인 삶의 문제 혹은 그에 파생된 감각, 감정이라고 하는 언 듯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세계를 가시적 영역으로 끌어들여 구체적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관심이 있다.
사실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모든 행위의 바탕에는 비합리적인 체계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성적인 생각보다 우리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세계 내에서 인간 존재나 내면적 영역은 어떠한 무게나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아무런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고유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과 삶을 살아가는데 그 가치와 의미는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인가?
작품<THE WAY>는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삶의 방식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나타낸 작업이다.
순간의 인상, 감각을 기록하고 거기서 파생된 생각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이어나가
결국에 하나의 삶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결국 존재의 의미나 가치는 무수한 과정의 조각이 이어져 각 개인의 특정한 삶이라는,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고유한 형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상실과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THE WAY: 구불구불 나아가다>의 부제처럼
그 여정이 녹록지 않더라도 삶을 성찰하는 자세로 진정한 나를 찾아 나아갈 때, 각자만의 삶의 의미나 가치를 찾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간의 시간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의 '순간'을 알아 채지 못한다.
결국 그 순간은 매번 끝없이 유예되어 현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나는 이러한 순간의 기록들을 통해 삶의 과정을 드러내고 결국 성찰적 의미로 환원되길 바란다.
그리고 또다시 재인식하는 과정에서 삶을 정찰해 봄과 동시에 자신의 내면적 동기에 의해
실질적 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이 결과가 아닌 과정의 선상에 있음을 인지하고 삶의 의미가 과거의 회한이나 미래의
거대한 기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현재의 고민, 감정, 행위를 아우르는 모든 것들이 모여 하나의 삶을 이룬다는 것을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