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황민선
Hwang Min Sun
"MONOMENT"
작가노트
순간을 셀 수 있는 물질로 여기면서 시간의 현존성을 찾아가는 여정. 

순간 오브제들은 작업실에 차곡차곡 놓여있다. 추상적 이미지가 그려진 캔버스 자체는 물질로 다가온다.
셀 수 있을 것 같은 그 느낌이 떨쳐지지 않는다. 
순간을 ‘만질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그림을 그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순간을 개체로 여기고 이것 저것 고를 수 있는 물질로서 곁에 둔다.
그러한 순간들은 눈의 움직임 속에서 끊임없이 형상화되어 이미지나 오브제로 구현되며, 그 형태들은 오직 ‘내 안의 순간들’이다.
이는 곧 ‘본다는 것’과 ‘느낀다는 것’, 그리고 결국 보이지 않는 실재를 그린다는 것으로서, 순간의 의미는 ‘현존성’에 있다. 
오브제로 만들어왔던 순간들은 지나쳐왔던 시간 속의 수많은 이미지들로 존재하지만 ‘모르는 시간’ 속에 있다.
한곳에서 한곳으로 이동하는 눈의 움직임 속에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알 수 없는 시간 속에 있던 형상들은 오직 ‘빠름’이라는 것만이 남는다.
그러한 빠름을 표현할 직선과 번짐은 자연스레 순간 이미지가 된다.
그리고 순간 이미지가 그려진 캔버스는 물질로 다시 존재하고 오브제로 실재한다.
캔버스의 옆면이 직선과 색채로 채워지면서 오브제가 된 순간은 6개이기도 하고 10개이기도 하다.  
만질 수 있는 오브제를 다시 회화로 표현하면서 명확한 존재를 의미할 수 있다.
당연히 있다는 시간의 존재, 곧바로 사라져 버리는 순간의 느낌, 그러나 분명한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실재를 다시 회화로 재현하면서 현존의 의미에 다가가본다.


순간을 마주하다 (김정윤/갤러리도스 큐레이터)

     ‘세월이 참 빠르다.’는 말처럼 시간은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여느 때처럼 소리없이 흘러간다. 
눈 깜짝할 사이의 순간들은 모여 시간을 이루고 이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우리의 삶인 동시에 이내 곧 과거가 되어버린다. 
눈에 온전한 형태로 담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찰나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시간은 이를 단위로 재기 위해 만들어진 시계라는 매체로 설명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인식의 한계점은 작가에게 시간의 존재성이라는 근본적인 부분부터 의심하고 되짚어 보게 만들었다. 
끊임없는 사유의 과정을 통해 시, 분, 초를 이용하여 시간을 인지해오던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지된 화면 위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순간'을 이미지화하여 새롭게 정의해나간다. 
    모든 순간을 인지하고 인식하는 데에 눈은 다른 지각요소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가에게 찰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곧 눈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시계의 물리적인 속도보다 시각이 반응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어떤 이미지가 우리의 눈에 드리워졌는지가 그 순간을 대변해준다고 여긴다. 
초기작에서는 작가가 경험한 상황이나 작가의 눈에 보인 특정한 순간을 표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다. 
현존하는 세계가 작품에 일부분 드러남으로써 보는 이가 순간의 상황을 비교적 쉽게 유추하여 읽어낼 수 있다. 
최근작에서는 순간을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깊은 사유와 다양한 시도로 인해 형태는 화면 위에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잔상이 길게 지나간 듯 속도감 있는 운동성과 방향성을 갖고 있는 직선적인 요소를 강조하여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순간을 새롭게 정의해 나간다. 
빠른 붓놀림으로 그려진 선은 순간의 속성을 행위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준다.
형태는 사라졌지만 대상이 가진 고유의 색감을 살려 화면 위에 가져왔으며 
선과 선이 겹쳐지며 면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번짐이라는 우연적인 요소 또한 더하여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추상적인 순간이라는 속성을 이미지화하는 과정에 있어서 작가는 항상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듯 
호기심을 갖고 매번 다른 순간의 일상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는 작업의 원동력이 된다. 
     작가에게 순간이란 현실에서는 접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로 받아들여진다. 
즉, 순간을 단순히 수평적으로 흘러간 수많은 시간들 중 한 지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순간은 어떤 모양을 지니고 있을까? 
순간의 세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시간을 표현해 나가야 할까? 라는 작가의 사유는 이러한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있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순간이 가진 독립성은 현실에서 벗어난 다양한 상상력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또한 한정된 의미의 시간이 아니라 무한대의 시간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여 작품이 만들어낸 순간과 
그 순간의 순간을 다시 세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담론의 장을 마련해준다. 
작가는 우리에게 시계라는 문명의 기기가 선사한 고정된 시간에 대한 관념에 의문을 갖게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시간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순간을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황민선의 작업은 기존의 멈춰진 상황을 재현한 그림들과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과거의 한 시점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찰나의 순간이라는 역동성을 가진 독립된 시점을 표현하고자 한다. 
흐름의 일부를 고정된 화면 위에 온전히 표현하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이며 작가는 이를 점차 형태를 지워버리고 선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는 과정 안에서 특정한 시점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이 주는 철학적인 사유에 조금 더 집중해나간다. 
작가에 의해 표현된 이미지들이 선사하는 조금은 낯선 순간의 풍경들은 우리가 당연시 해왔던 시간에 대한 개념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현) 계원예술학교 강사

개인전

2020, <Moments collection>, 아트비트 갤러리, 서울
2019, <Moments>, 보드레 안다미로, 서울
2019 <순간 이미지>, 갤러리 탐, 서울  
2018, <MONOMENT>, 서진 아트스페이스, 서울
2017, <Moment –정지된 움직임>, 갤러리 도스, 서울 
       
단체전

2022, 3인전<Coexistence>, 전경련회관FKI gallery, 서울 
2021, <EUMC-Fair>Partll : 동문전, 이대서울병원, 서울
2019, 2인 초대기획전, 김주희 황민선 , GS 건설 그랑서울 갤러리 시선, 서울 
2018, <with artfair 2018>, oakwood Premier Hotel Incheon, 송도
2017, <SPOON ARTSHOW 2017>, 킨텍스, 경기
2017 <ASYAAF2017>,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서울
2016, <미탐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서울
2015, ‘한∙인도 청년 작가교류전<Emerging CanvasⅢ>’, Lalit Kala Academy 미술관, 인도 첸나이          
2015  ‘한∙인도 청년 작가교류전<Emerging CanvasⅢ>’, 인도박물관, 서울
2013, <그 집>, 스페이스 15번지, 서울
2009, <꿈을 꾸다>, 화봉 갤러리, 서울

작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