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다양한 감각과 해석을 원하는 반면 언제나 모든 것들이 단편적으로 정의되고 만다. 통상적으로 내려진 정의 그대로를 이해한다.
분명히 다른 무언갈 느꼈음에도 아무런 의구심조차 갖지 못한채, 마치 전설로 전해들은 일 마냥 작은 것 하나 조차도 스스로 받아들이고
곱씹고 탐구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개중 아픔은 더더욱 불필요한 요소로 인식되곤 한다. 충동적인, 해가 되는, 께름칙한 의미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아픔도 속 시원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어줍잖은 동정이나 공감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아픔 그 자체로써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고통이나 우울 따위를 마냥 즐길줄아는 인물은 못 되지만, 어쩌면 피하려고 어지간히 노력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겨 보관한다. 그 조차도 나의 일부가 되는 것을 안다.
조롱거리가 될지언정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느껴온 모든 것들을 지켜낸다.
몇 번이고 그것을 쓰담고 껴안고 잘 닦아 한 켠에 진열한다.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내어 나만이 할 수 있는 위로를 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