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정연주
Jeong Yeon Joo
"자연의 생명에서 피어오르는 작은 의지."
작가노트
[군락의 반란 군락(群落)]

같은 생육 조건에서 떼를 지어 자라는 식물 집단 무성한 군락지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느끼곤 한다. 마치 보이지 않는 생명의 반항처럼 반란(叛亂)을 일으키듯 그것들은 중력을 가뿐히 거스르고 있었다. 자연은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작지만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그 작은 생명들은 삶의 의지를 갖고 살아 가고 있다. 자연의 성장은 항상 반란(斑爛)한다. 자라나고 있는 과정은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아주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다. 그 변화의 찰나는 보이지 않는 빛 같았다. 여러 빛깔들이 뒤섞여 그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빛의 형색은 중력을 무시하듯 위로 떠오른다.

나는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라나는 자연의 모습들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나 장소 속에서 통제와 억압을 모르는 풀들이 자라나서 였을까. 그것들은 인간의 입맛에 따라 관리된 식물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 뿌리로부터 나와 다른 줄기와 만나면서 커다란 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마치 거대한 괴물같은 형상으로 가늠하기 힘든 에너지를 함축시킨다. 작은 하나의 씨앗으로 피어오른 군락의 형상은 그들만의 어두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시간이 깊어질수록 그 어둠 또한 깊어진다. 자연의 이미지란 늘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동물과 광물을 자연으로부터 밀쳐내고 식물성을 자연의 대표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작업은 실재의 자연으로부터 기인한 것임에도 추상으로 인식하고 자연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자연의 풍경을 재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생명의 성장에너지’라는 자연에 대한 추상 관념으로 인식하고자 한다. 이처럼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 사이의 의미를 이끌어낸 심상적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어둠 속에서 출발하는 색의 한 점은 무의식적으로 연속되는 붓 터치에 의해 중첩되고 자라면서 채도와 명도를 높이고 한 생명으로 태어난다. 중력에 의해 마구 흘러내리다 맺힌 비정형의 선을 외관상 중력을 거슬러 웃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들풀들의 생리와 오버랩 시켜 생명력을 강조한다.

[찬란했던 순간들]

우리들이 기억하는 찬란했던 순간들이 있다. 그 날의 날씨와 온도일수도, 그 때의 스쳐갔던 감정일수도 있던 그 순간들은 나에게 색으로 다가왔다. 갓 자란 풀들이 오랜 세월이 지나 군락을 형성하듯 자연은 그동안 자라온 세월을 거침없는 형태로 온전히 보여준다. 좋아하던 장소를 몇 년이 지나 다시 찾아갔을 때 찬란했던 자연의 모습은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고 더욱 무성해진 풀들과 함께 빛이 나고 있었다. 그때의 느꼈던 온도, 감정들을 색으로 포착하여 화면에 기록한다.

나의 작업은 실재의 자연으로부터 기인한 것임에도 추상으로 인식하고 자연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자연의 풍경을 재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생명의 성장에너지’라는 자연에 대한 추상 관념으로 인식하고자 한다. 어둠 속에서 출발하는 색의 한 점은 무의식적으로 연속되는 붓 터치에 의해 중첩되고 자라면서 채도와 명도를 높이고 한 생명으로 태어난다. 중력에 의해 마구 흘러내리다 맺힌 비정형의 선을 중력을 거슬러 웃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들풀들의 생리와 오버랩 시켜 생명력을 강조하였다. 
인간이 만든 인공물들의 잔재와 함께 자라는 자연의 풍경들을 그리면서 자연과 인간, 예술이 맺는 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그들이 주는 찬란한 생명의 빛으로 지치고 무력한 삶에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

[자연의 감각]

내 기억 속 자연은 그저 시각적 풍경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그 날의 날씨와 온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되는 과정을 어떠한 감각적인 기억으로 상기시킨다. 그 날의 날씨와 온도일수도, 그 때의 스쳐갔던 감정일수도 있던 그 순간들은 나에게 색으로 다가왔다. 갓 자란 풀들이 오랜 세월이 지나 군락을 형성하듯 자연은 그동안 자라온 세월을 거침없는 형태로 온전히 보여준다. 좋아하던 장소를 몇 년이 지나 다시 찾아갔을 때 찬란했던 자연의 모습은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고 더욱 무성해진 풀들과 함께 빛이 나고 있었다. 그때의 느꼈던 온도, 감정들을 색으로 포착하여 화면에 기록한다. 나는 자연을 통해 그 순간의 느꼈던 감정과 주변 환경에서 받는 감각적 에너지를 함께 관통시켜 작업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자라나려는 자연의 생명력은 빛의 점으로 표현함으로써 하나의 유기체로 다시 태어난다. 자연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자연을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그 주변에 흐르는 공기, 숲 내음, 더 나아가 자연이 느끼는 감정까지 담아내고자 함이다.

약력

2019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수료
2018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4 Sense of the forest, 탐앤탐스 율동공원점, 경기
2022 온새미로展, 현대차 정몽구재단 온드림 소사이어티, 서울
2022 늘 머물던 자리에展, Gallery Jiha, 서울
2021 군락의 반란展, N646 갤러리카페, 서울
2021 군락의 반란展, 갤러리 빈치, 서울


그룹전

2023 서리풀청년아트마켓, 서리풀갤러리, 서울
2022 <Nant Art Market>, 서울일삼, 서울
2022 Communion with Nature展, 심산문화센터, 서울
2022 청년미술상점展,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21 멀지않은 곳展, 백웅 미술관, 여주
2021 멀지않은 곳展, 갤러리 이즈, 서울
2021 찬란의 찰나展, 고양시청 갤러리600, 고양
2021 Beauty In Grace, 꿈의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 서울 
2019 416 프로젝트 회전展, 성신여자대학교 가온갤러리, 서울
2019 성신동양화회展, 리홀갤러리, 서울
2019 제5회 전국 미술대학 초대전, 에코樂갤러리, 서울
2018 소품展, 리홀갤러리, 서울
2018 틈새너머展, 성신대학원, 서울
2018 제 4회 <20 THE FRESH ART EXHIBITION>, 일조원갤러리, 서울
2018 전남 국제 수묵비엔날레,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18 성신동양화회展, 인사아트센터 제5전시장, 서울
2018 416 프로젝트 각자의 자리 展, 성신여자대학교 가온갤러리, 서울
2018 제 4 회 멘토멘티展, 한원미술관, 서울 
2017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세종문화회관, 서울


 수상

2017 전국대학미술공모전 (입상)
2017 대한민국미래환경 예술공모대전 (우수상)


소장

2017 성신여자대학교 박물관


작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