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박정수
Park Jeongsu
"어린 시절 비극적인 화재로 각인되어진 숭례문,
소박한 듯 평범한 그의 시선으로 현재를 표현하고 싶은 작가 박정수입니다."
작가노트
미국의 소설가 게일 캐리거는 이렇게 말하였다. “술을 마시는 사람과 알코올 중독자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비유하자면 하나는 그냥 책을 읽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루를 버티기 위해 책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사람마다 직장 혹은 학교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 존재해 왔다. 누군가는 게임을 하면서 풀 것이고,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을 달랠 것이다. 이쯤 되면 무엇을 중독되었다는 것이 꼭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 역시도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내가 군대에서 전역이 반 년가량 남았을 때의 당직 근무 날이었다. 꽤 긴 감옥 같은 삶을 살면서 밖에 계시는 엄마와 아빠, 동생 그리고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특히 숭례문은 잠깐이라도 탈영해서 가고 싶었다. 근무 때 시간이 빌 때마다 숭례문에 편지를 썼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 다음날 부대에 사정이 생겨 또 휴가가 잘렸다. 이후, 하루를 보낼 때마다 반쯤 포기한 상태로 지냈는데, 3달 뒤에 있을 말년휴가에 죄다 붙여 쓸 생각만 하면서 남은 시간을 힘겹게 보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 그리고 제일 만나고 싶었던 숭례문을 실컷 보러 가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언제는 마치 술에 중독된 사람처럼 혼자서 숭례문에 말을 걸어서 나는 너한테 말도 걸어주면서 놀아주고 다해줬는데, 세상 살기 힘든 나에게는 어떠한 위로 없이 신한은행 건물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냐는 식으로 혼자만의 서러움에 빠지기도 하였다. 6년 전에 숭례문이 복구가 완료되던 날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건물에 발려진 차분한 그림들이 사람들 앞에 새로이 공개되었을 때, 갑자기 다른 이미지로 변신하여 나에게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이후로 어떠한 대상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중독되어 버렸다고 내 자신에게 선전포고하였다.

이처럼 나는 숭례문에 중독되어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몇몇 상황을 누군가도 이러한 경험을 겪었을 것이라는 공감대로 형성하고자 한다. 특히 중독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주는 어머니와 친구처럼 나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몸에 이로운 약물 같은 역할로 보여주고자 한다.
약력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재학

개인전

2017 서울에서의 날들 (347 Gallery, 서울)
       
그룹전

2016 야시시 단체展 (Gallery M, 청주)

수상
 
2016 충청북도 미술대전 예술총회장상

작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