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땅을 비집고 나온 작은 풀잎들이
가장 화려하고도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열매를 맺는 계절.
잎들이 나부끼는 모습을 보면 바람의 형태가 보인다.
물에 몸을 담그면 시시각각 일렁이는 물의 형태가 보인다.
타오르듯 이글거리는 길 끄트머리를 보면 여름의 온도가 보인다.
창을 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여름의 소리가 들린다.
여름 속에 있자면 얼음이 담긴 유리잔에 물방물이 맺히듯
저항 없이 땀방울이 툭- 흘러내린다.
여름은 끊임없이 강렬하게 형태를 드러내고
나는 그것을 기다린다.
다양한 형태로 외치는 생명력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