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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퍼블릭갤러리(IP: )

작성일 2022.02.16 16: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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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티스트 인터뷰. 고은주 작가



Artist Interview

Artist. 고은주




고은주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꽃의 상징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 고은주 입니다.




고은주ㅣ숨은꽃 찾기_조화Ⅰ,숨은꽃 찾기_조화 II 108*107cm 비단위에 채색 2019

Q.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나는 꽃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꽃은 자연을 놀이터 삼아 자라온 나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친숙한 사물이다. 특히 꽃이 갖고 있는 생명을 잉태하고 생성시키며, 돌봄, 양육을 하는 모습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속성을 통해 여성의 개념을 새롭게 연구하는 소재가 될 수 있었다. 나의 작품에서 꽃 이미지 확대가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시각적인 장식으로서 꽃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지닌 본질을 탐구하는 데 있는 것이며, 모성이 갖는 숭고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또한 꽃의 형태를 몽환적으로 흐리게 하고, 색이나 점을 중첩하여 쌓아올리는 작업 방식은 꽃이 지니고 있는 푸근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Q. 꽃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이유

나의 작품은 ‘여성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 자아를 구현해 나가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자아 정체성을 탐구하려는 본능을 갖는다. 나 역시 여성에 대한 근원적 물음은 나의 존재가치를 찾아내고 자아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게 생물학적으로 임신, 출산의 능력을 갖는다는 존재론적 특성에 주목하면서 여성의 존재성을 나타내는 모성의 본질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꽃의 상징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주로 꽃을 소재로 삼고있는데 단순히 장식적 탐미적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같은 생명체이자 교감을 나누는 대상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생성시키며, 돌봄, 양육을 하는 꽃에서 인간과 자연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속성을 발견하여 여성의 개념을 새롭게 연구하는 소재가 된다. 다시말해 인간의 사회로부터 벗어난 순수 자연의 일부로써 인간의 본성 즉, 모성을 반영하는 상징 소재가 된다. 그러므로 결국 꽃의 탐색은 나의 작업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이며 일원론적 유기체의 구조 안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가치를 헤아리고자 하는 것이다. 어쩌면 여유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 당연하여 놓치고 사는 부분들이나 인간의 존재의 이유, 삶의 가치, 삶의 태도 등을 자연을 통해 다시금 깨닫고 위로를 받을수 있지 않을까? 내가 꽃이라는 자연소재를 통해서 일반적인 상징이 아닌 내 나름대로의 상징을 찾아 표현한 것 처럼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는 이들도 주변의 자연사물들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유나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은주 작가의 척 작품

Q. 나의 첫 작품

대학원 시절 우연히 흩뿌려진 꽃잎을 보면서 떠올린 어머니의 모습으로 나의 첫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작업을 시작으로 꽃을 소재로한 나의 작업이 출발하였다. 꽃을 단순히 바라보는 시각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닮아 있어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상징 소재가 된다. 나의 생애 주기에 따라 꽃의 상징성은 차이를 갖는다.



Q. 작업이 신앙과 연관성있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 같다.

최근 작업들은 근래에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을 경험하면서 모성을 내재한 엄마의 마음, 엄마의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에 표현된 꽃의 이미지는 한국 고대신화에 등장하는 서천꽃밭(西天花田)의 생명의 꽃을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삼신신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서천꽃밭은 인간이 쉽게 발 디딜 수 없는 하늘세계 서천서역에 있는 꽃밭으로 삼신할미가 아이를 점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삼신할미가 아기를 탄생시키는 꽃을 ‘생불꽃’이라 하는데 건강한 아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정성을 들여 삼신할미에게 기도를 하면 다섯 가지 꽃 중 한 가지 꽃이 일어나 세상으로 보내지게 된다. 동쪽 파란 꽃은 용감한 아기, 서쪽 하얀 꽃은 슬기로운 아기, 남쪽 붉은 꽃은 복 많은 아기, 북쪽 검은 꽃은 수명이 긴 아이, 가운데 노란 꽃은 예쁜 아기로 태어난다. 그렇듯 이 꽃은 아기를 잉태시켜주는 영력(靈力)을 지녀 생명을 잉태, 출생시키는 꽃으로 생명의 상징이자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는 기복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서천꽃밭 위로 또 다른 형상들을 오버랩 시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설위설경(設位說經)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것이다. 설위설경은 굿 장소를 종이로 화려하게 장식한 장엄구를 가리킨다. 일반적인 유래나 역사는 명확하지 않으나 고려, 조선초기부터 경문이나 축원을 담은 도상들을 종이에 글로 적거나 칼로 파내어서 제장을 둘러치는 가로막이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설치된 설위설경은 수복축원, 잡신퇴치, 조상천도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한다. 설위설경에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지는데 그 중 주된 문양인 꽃은 상징이면서 동시에 기호로 작용한다. 여기에 새겨진 꽃들은 대개 인간이 나고 돌아가는 우리의 본향을 상징하고 있다. 싱그러운 다양한 꽃들이 만발한 동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고 둥글며 포용성이 높은 상상의 장소가 된다. 나는 이러한 설위설경의 모티브에 착안하여 종이를 오려 내거나 다양한 꽃으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업하였다. 상징성을 지닌 도상이나 문자, 문양 등을 대칭적으로 배열하고 형상화함으로써 아이를 향한 갖가지 수복축원의 바람을 담은 엄마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삼재소멸부, 80x60cm, 비단에 채색, 컷팅, 2020

Q. 대표작 소개

삼재를 막기 위해 쓰는 부적이다. 삼재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세 가지 재난, 즉 도병재(刀兵災) · 질역재(疾疫災) · 기근재(飢饉災), 또는 수재(水災) · 화재(火災) · 풍재(風災) 등을 말한다. 사람은 9년마다 주기적으로 삼재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생활 속에서는 삼재팔난(三災八難)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여덟 가지 재난으로는 배고픔 · 목마름 · 추위 · 더위 · 물 · 불 · 칼 · 병란을 말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삼재 액운이 든 해에 문자화된 부적이나 머리 셋 달린 매 등을 경명주사로 그리거나 목판으로 찍어내어 새해 첫날 출입하는 방문 위에 붙였다. 삼재부의 형태는 머리가 셋 달린 매를 그리는 것이 보편적이며, 이외에도 호랑이 형상을 한 삼재부가 사용된다. 호랑이는 호축삼재(虎逐三災)라 해서 도병(刀兵), 질역(疾疫), 기근(饑饉)의 세 가지 재앙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또한 삼두일각조(三頭一 脚鳥), 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라고 불리우는 삼두매는 삼재를 예방하는 상상의 새로서 용맹성과 함께 매서운 부리와 발톱을 이용해서 재난을 가져다주는 잡귀를 낚아채라고 하는 기원이 담겨져 있으며, 머리가 세 개인 것은 세 가지 재난을 하나씩 맡아서 쫓아낼 수있도록 형상화된 것이다. 삼두매를 등에 앉힌 호랑이의 형상으로 제작되었던 삼재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형상화하여 제작하였다. 



고은주 작가 작업재료 

Q.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여유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너무 당연하여 놓치고 사는 부분들이나 인간의 존재의 이유, 삶의 가치, 삶의 태도 등을 자연을 통해 다시금 깨닫고 위로를 받을수 있지 않을까? 내가 꽃이라는 자연소재를 통해서 일반적인 상징이 아닌 내 나름대로의 상징을 찾아 표현한 것처럼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는 이들도 주변의 자연사물들에게서 위로도 받고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유나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Q. 가장 신경쓰는 부분.

지난 14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림의 소재는 꽃이었지만 꽃이 담고있는 상징과 의미는 계속 변해 왔다. 엄마를 생각하며 꽃잎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부터, 결혼이라는 큰 사건을 앞에 두고 만개한 꽃 앞으로 흐르는 물방울로 나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해 주는 내용을 담아 그린 작품, 최근에는 전통 부적을 변주해 그린 작품과 페이퍼 커팅을 이용한 설치 작업까지. 같은 꽃을 다뤄도 개인적 사건에 따라 의미와 상징을 다르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꽃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사람들이 큰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에 꽃이라는 소재가 흔하다 보니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단점 또한 있다. 이 흔한 소재에서 나만의 의미와 상징을 덧씌워 특별한 소재로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고은주 작가 컷팅작업 

Q.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현재 작업 방법으로는 비단에 채색하는 전통 채색화 방식과 함께 설위설경(設位說經 : 축원의 문구나 악귀를 물리치는 내용을 담아 종이를 오려내어 만든 장식), 피영(皮影: 중국 전통 그림자 인형극), 전통부적을 모티브로 하는 컷팅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단 바탕은 반투명하기 때문에 앞뒤로 채색을 하게 되는데 뒷면의 채색(배채법)은 염원하는 내용의 도상들로 큰 덩어리를 잡고 앞면은 꽃으로 가득 채워 그려 넣는다. 때로는 작품의 그림자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뒷면에 채색한곳을 따라 칼로 오려 내기도 한다. 작업을 풀어가는 방식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신화적 상상과 엮고 비유하는 방식이다.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원시적 기표들로 나름대로의 이야기의 가지고 조합하여 펼쳐 보이며, 더 나아가 신화적 상상력을 이용하여 인간의 경험 영역을 넘어서는 또 다른 실재에 대한 상상과 창조의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다.




작업중인 고은주 작가 

Q.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하는 일

짧은 문장 속에서 많은 상징, 은유들을 함축하고 있는 시나 갖가지 모습으로 변화하는 주변 자연 사물들 속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또한 자연을 만끽하고 다른 삶을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여행을 하기도 한다. 여행은 이전의 나를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나를 생각하게 하며 내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작업 방향이나 활동 계획(전시, 신작 등)

인간의 본성과 본질을 반영하는 자연을 탐색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존재론 적인 가치,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찾아 보고자 한다. 여성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인생구조를 관찰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탐구해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누구로 사는가?(삶의 주체) 우리는 언제를 사는가?(삶의 시간) 우리는 어디서 사는가?(삶의 장소)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사는가?(삶의 내용) 우리는 어떠한 인생을 사는가?(삶의 성격) 우리는 왜 사는가?(삶의 이유) 등




Artist Interview

Artist. 고은주





고은주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꽃의 상징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 고은주 입니다.



고은주ㅣ숨은꽃 찾기_조화Ⅰ,숨은꽃 찾기_조화 II 108*107cm 비단위에 채색 2019

Q.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나는 꽃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꽃은 자연을 놀이터 삼아 자라온 나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친숙한 사물이다. 특히 꽃이 갖고 있는 생명을 잉태하고 생성시키며, 돌봄, 양육을 하는 모습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속성을 통해 여성의 개념을 새롭게 연구하는 소재가 될 수 있었다. 나의 작품에서 꽃 이미지 확대가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시각적인 장식으로서 꽃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지닌 본질을 탐구하는 데 있는 것이며, 모성이 갖는 숭고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또한 꽃의 형태를 몽환적으로 흐리게 하고, 색이나 점을 중첩하여 쌓아올리는 작업 방식은 꽃이 지니고 있는 푸근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Q. 꽃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이유

나의 작품은 ‘여성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 자아를 구현해 나가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자아 정체성을 탐구하려는 본능을 갖는다. 나 역시 여성에 대한 근원적 물음은 나의 존재가치를 찾아내고 자아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게 생물학적으로 임신, 출산의 능력을 갖는다는 존재론적 특성에 주목하면서 여성의 존재성을 나타내는 모성의 본질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꽃의 상징을 통해 여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주로 꽃을 소재로 삼고있는데 단순히 장식적 탐미적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같은 생명체이자 교감을 나누는 대상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생성시키며, 돌봄, 양육을 하는 꽃에서 인간과 자연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속성을 발견하여 여성의 개념을 새롭게 연구하는 소재가 된다. 다시말해 인간의 사회로부터 벗어난 순수 자연의 일부로써 인간의 본성 즉, 모성을 반영하는 상징 소재가 된다. 그러므로 결국 꽃의 탐색은 나의 작업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이며 일원론적 유기체의 구조 안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가치를 헤아리고자 하는 것이다. 어쩌면 여유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 당연하여 놓치고 사는 부분들이나 인간의 존재의 이유, 삶의 가치, 삶의 태도 등을 자연을 통해 다시금 깨닫고 위로를 받을수 있지 않을까? 내가 꽃이라는 자연소재를 통해서 일반적인 상징이 아닌 내 나름대로의 상징을 찾아 표현한 것 처럼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는 이들도 주변의 자연사물들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유나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은주 작가 첫 작품

Q. 나의 첫 작품

대학원 시절 우연히 흩뿌려진 꽃잎을 보면서 떠올린 어머니의 모습으로 나의 첫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작업을 시작으로 꽃을 소재로한 나의 작업이 출발하였다. 꽃을 단순히 바라보는 시각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닮아 있어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상징 소재가 된다. 나의 생애 주기에 따라 꽃의 상징성은 차이를 갖는다.



Q. 작업이 신앙과 연관성있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 같다.

최근 작업들은 근래에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을 경험하면서 모성을 내재한 엄마의 마음, 엄마의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에 표현된 꽃의 이미지는 한국 고대신화에 등장하는 서천꽃밭(西天花田)의 생명의 꽃을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삼신신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서천꽃밭은 인간이 쉽게 발 디딜 수 없는 하늘세계 서천서역에 있는 꽃밭으로 삼신할미가 아이를 점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삼신할미가 아기를 탄생시키는 꽃을 ‘생불꽃’이라 하는데 건강한 아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정성을 들여 삼신할미에게 기도를 하면 다섯 가지 꽃 중 한 가지 꽃이 일어나 세상으로 보내지게 된다. 동쪽 파란 꽃은 용감한 아기, 서쪽 하얀 꽃은 슬기로운 아기, 남쪽 붉은 꽃은 복 많은 아기, 북쪽 검은 꽃은 수명이 긴 아이, 가운데 노란 꽃은 예쁜 아기로 태어난다. 그렇듯 이 꽃은 아기를 잉태시켜주는 영력(靈力)을 지녀 생명을 잉태, 출생시키는 꽃으로 생명의 상징이자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는 기복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서천꽃밭 위로 또 다른 형상들을 오버랩 시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설위설경(設位說經)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것이다. 설위설경은 굿 장소를 종이로 화려하게 장식한 장엄구를 가리킨다. 일반적인 유래나 역사는 명확하지 않으나 고려, 조선초기부터 경문이나 축원을 담은 도상들을 종이에 글로 적거나 칼로 파내어서 제장을 둘러치는 가로막이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설치된 설위설경은 수복축원, 잡신퇴치, 조상천도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한다. 설위설경에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지는데 그 중 주된 문양인 꽃은 상징이면서 동시에 기호로 작용한다. 여기에 새겨진 꽃들은 대개 인간이 나고 돌아가는 우리의 본향을 상징하고 있다. 싱그러운 다양한 꽃들이 만발한 동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고 둥글며 포용성이 높은 상상의 장소가 된다. 나는 이러한 설위설경의 모티브에 착안하여 종이를 오려 내거나 다양한 꽃으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업하였다. 상징성을 지닌 도상이나 문자, 문양 등을 대칭적으로 배열하고 형상화함으로써 아이를 향한 갖가지 수복축원의 바람을 담은 엄마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삼재소멸부, 80x60cm, 비단에 채색, 컷팅, 2020

Q. 대표작 소개

삼재를 막기 위해 쓰는 부적이다. 삼재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세 가지 재난, 즉 도병재(刀兵災) · 질역재(疾疫災) · 기근재(飢饉災), 또는 수재(水災) · 화재(火災) · 풍재(風災) 등을 말한다. 사람은 9년마다 주기적으로 삼재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생활 속에서는 삼재팔난(三災八難)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여덟 가지 재난으로는 배고픔 · 목마름 · 추위 · 더위 · 물 · 불 · 칼 · 병란을 말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삼재 액운이 든 해에 문자화된 부적이나 머리 셋 달린 매 등을 경명주사로 그리거나 목판으로 찍어내어 새해 첫날 출입하는 방문 위에 붙였다. 삼재부의 형태는 머리가 셋 달린 매를 그리는 것이 보편적이며, 이외에도 호랑이 형상을 한 삼재부가 사용된다. 호랑이는 호축삼재(虎逐三災)라 해서 도병(刀兵), 질역(疾疫), 기근(饑饉)의 세 가지 재앙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또한 삼두일각조(三頭一 脚鳥), 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라고 불리우는 삼두매는 삼재를 예방하는 상상의 새로서 용맹성과 함께 매서운 부리와 발톱을 이용해서 재난을 가져다주는 잡귀를 낚아채라고 하는 기원이 담겨져 있으며, 머리가 세 개인 것은 세 가지 재난을 하나씩 맡아서 쫓아낼 수있도록 형상화된 것이다. 삼두매를 등에 앉힌 호랑이의 형상으로 제작되었던 삼재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형상화하여 제작하였다. 



고은주 작가 작업재료

Q.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여유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너무 당연하여 놓치고 사는 부분들이나 인간의 존재의 이유, 삶의 가치, 삶의 태도 등을 자연을 통해 다시금 깨닫고 위로를 받을수 있지 않을까? 내가 꽃이라는 자연소재를 통해서 일반적인 상징이 아닌 내 나름대로의 상징을 찾아 표현한 것처럼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는 이들도 주변의 자연사물들에게서 위로도 받고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유나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Q. 가장 신경쓰는 부분.

지난 14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림의 소재는 꽃이었지만 꽃이 담고있는 상징과 의미는 계속 변해 왔다. 엄마를 생각하며 꽃잎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부터, 결혼이라는 큰 사건을 앞에 두고 만개한 꽃 앞으로 흐르는 물방울로 나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해 주는 내용을 담아 그린 작품, 최근에는 전통 부적을 변주해 그린 작품과 페이퍼 커팅을 이용한 설치 작업까지. 같은 꽃을 다뤄도 개인적 사건에 따라 의미와 상징을 다르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꽃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사람들이 큰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에 꽃이라는 소재가 흔하다 보니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단점 또한 있다. 이 흔한 소재에서 나만의 의미와 상징을 덧씌워 특별한 소재로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고은주 작가 컷팅작업

Q.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현재 작업 방법으로는 비단에 채색하는 전통 채색화 방식과 함께 설위설경(設位說經 : 축원의 문구나 악귀를 물리치는 내용을 담아 종이를 오려내어 만든 장식), 피영(皮影: 중국 전통 그림자 인형극), 전통부적을 모티브로 하는 컷팅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단 바탕은 반투명하기 때문에 앞뒤로 채색을 하게 되는데 뒷면의 채색(배채법)은 염원하는 내용의 도상들로 큰 덩어리를 잡고 앞면은 꽃으로 가득 채워 그려 넣는다. 때로는 작품의 그림자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뒷면에 채색한곳을 따라 칼로 오려 내기도 한다. 작업을 풀어가는 방식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신화적 상상과 엮고 비유하는 방식이다.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원시적 기표들로 나름대로의 이야기의 가지고 조합하여 펼쳐 보이며, 더 나아가 신화적 상상력을 이용하여 인간의 경험 영역을 넘어서는 또 다른 실재에 대한 상상과 창조의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다.



작업중인 고은주 작가

Q.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하는 일

짧은 문장 속에서 많은 상징, 은유들을 함축하고 있는 시나 갖가지 모습으로 변화하는 주변 자연 사물들 속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또한 자연을 만끽하고 다른 삶을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여행을 하기도 한다. 여행은 이전의 나를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나를 생각하게 하며 내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작업 방향이나 활동 계획

인간의 본성과 본질을 반영하는 자연을 탐색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존재론 적인 가치,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찾아 보고자 한다. 여성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인생구조를 관찰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탐구해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누구로 사는가?(삶의 주체) 우리는 언제를 사는가?(삶의 시간) 우리는 어디서 사는가?(삶의 장소)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사는가?(삶의 내용) 우리는 어떠한 인생을 사는가?(삶의 성격) 우리는 왜 사는가?(삶의 이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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